경복궁을 한참 둘러보고 민속박물관으로 이동할 무렵이었다.
그녀가 신고 있던 쪼리의 줄이 끊어진 사건이 발생한 시간 말이다.
전에도 몇 차례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 바,
그렇지 않아도 쪼리를 신고 나온 모습이 불안해 잔소리를 조금 했었다.
"거봐, 내가 뭐랬니. 왜 도대체 말을 안듣니..."
하지만 세상의 모든 위기상황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남성성을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했던가.
근처에 있던 경비사무소에 가서 스카치테이프를 구걸해와 그녀의 쪼리와 발을 동동 묶어버렸다.
누가 봐도 티가 나는데 감쪽같다며 좋아하던 그녀의 모습에 나역시 우쭐한 모습을 참느라 힘들었다.
2015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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