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가 신나게 뛰어놀고 싶다며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그래서 페퍼선니는 그 날 펑펑 울었다.
유골함을 안긴채 이대로 집으로 보내긴 걱정이 되어서 인천대공원에 가자고 했다.
그녀의 인생 중 가장 슬픈 날일지도 모르는데 철없이 다인용자전거를 빌렸다.
지갑에 돈이 없어 그녀가 대여비를 냈다. 너무 미안하다.
지니의 유골함을 자전거 앞쪽에 고이 놔두고 타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한 번 운전해볼래?" 라고.
그녀는 자전거 타는 걸 무서워한다. 아주 많이. 그래서 여러번 설득했다.
"기분이 훨씬 나아질거야" 라고.
달팽이보다 느린 속도로 자전거를 운전하던 그녀가 적응이 되었는지 나에게 물었다.
"더 빨리 달려도 돼?" 라고.
그녀는 다인용자전거를 엄청난 속도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 그녀는 지니를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무 만나고 싶어서
하늘을 날기 위해 무서움에도 불구하고 전속력으로 달린 것 같다.
2015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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