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이튿날 숙소 근처에 있던 덴노지 동물원.
악몽과도 같은 츠텐카쿠 전망대와도 지척에 있다.
여행 3일 째 되던 날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가방을 맡기고 큰 우산을 빌려 동물원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노란가방을 맨 아이들이 단체관람을 왔는지 줄지어 입장하고 있었다.
'큰일났다. 구경은 다했네 ㅋ'
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이게 왠걸? 아이들이 너무 얌전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들어서 무척 귀여웠다.
티켓 확인하는 직원분께 오사카주유패스를 보여드리자 그냥 들어가도 좋다는 싸인과 함께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를 받았다.
DSLR도 없었고 MLB모자도 안 썼는데 어떻게 아셨을까?
오사카의 덴노지동물원이 서울대공원 동물원보다 넘사벽으로 좋았던 이유는 참 많았다.
먼저, 사람들의 관람 태도가 좋았다. 아이들이 많으면 간식을 주지 말아야 할 동물들에게 과자나 쓰레기가 우리 안으로 던져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심지어 어른들이 그러는 행위도 나는 어릴 적부터 자주 봐왔다. 일본은 도쿄여행때도 느꼈지만 그런 공공장소에서의 교육이 잘되어있는 것 같다.
둘째, 관람이 편하다. 동물원의 면적만 따지고 본다면 덴노지동물원은 구멍가게, 서울동물원은 대형마트에 비유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만큼 덴노지동물원은 코스가 훨씬 심플하다. 서울동물원은 산 초입부터 중턱까지 왕복하는 격이니 굉장한 체력을 요구하니까 말이다. 서울동물원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올 때 즈음 길 옆으로 돗자리 깔고 누워서 다리 주무르는 사람들을 참 많이 본다. 나조차도 페퍼선니에겐 동물원 가면서 "운동해야지~" 라고 말 할 정도니까.
셋째, 그렇다고 동물의 종류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북극곰이 서울동물원에 있나? 예전에는 있던 것도 같은데 최근에 두세번 갔을 땐 없었다. 일단 서울동물원 가면 동물들 우리에 동물이 아예 없거나 어디 저멀리 숨어서 안 보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동물을 보러 온 것인지 동물우리를 보러 온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넷째, 시설관리가 잘 되어있다. 쓸떼없이 우리가 크지 않아서 대부분의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호랑이, 사자와 같은 맹수들도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다. 심지어 코끼리까지. (북극곰 예외 ㅋㅋ) 이건 첫번째 항목처럼 사람들의 관람수준이 높으니 가능한 시스템일거라고 확신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공간의 낭비도 적고 깨끗하기 때문에 관람 후의 동물원 시설에 대한 인상도 상당히 좋았다.
오사카에 또 간다면 덴노지 동물원은 다시 한 번 꼭 들를 것이다.
아! 하마의 모습을 물 바깥에서도 볼 수 있지만 마지막 사진처럼 물 속에 있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왕신기! 대강추!
2015년 9월 3일 오전 10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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