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공포증이 있지만,
비행기를 못 타거나 전망대에 오르지 못하는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홀로 뱅기타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헬기레펠도 수차례 했던 나이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비행기를 타면 식은 땀이 흐르고 불안해진다.
그녀와 함께여서 그랬던 것일까? 전망대에 오르는 중에도 너무 무서워 다리가 후들거렸다.
숨이 턱 막혔다.
겨우 진정을 하고 창가에 앉아 오사카의 야경을 구경하는데 옆에서 나누는 대화소리가 들렸다.
한국인 남녀였는데 커플은 아니고 썸을 타는 중인 학교 선후배 사이였던 것 같았다.
남자는 상기된 목소리로 제 딴에는 흥미진진한 상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지진이 나면 여기도 무너져버리겠지? ㅋㅋㅋㅋ 으와~ 생각만 해도 ㅋㅋ"
라고 말하며, 함께 온 여자와 지진 관련 대화를 십여분간 더 이어나갔다. 전망대 꼭대기에서 말이다.
숨이 턱 막혔다.
2015년 9월 2일 저녁 8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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